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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설] 그림없는 그림책
   

저자 : 안데르센
역자 : 심재관
출판일 : 2002. 2. 28
페이지수 : 128
정가 : 5,500 원


  → 소개
 

국내 첫 완역 - '그림 없는 그림책'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안데르센의 대표작 '그림 없는 그림책'의 출간은 '재탕'이 아니라 출판사의 기획이 담긴 '고전 발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림 없는 그림책'은 그 제목이 가지는 뉘앙스로 인해 제목만큼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작품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이들 그림책으로 소개 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체를 읽어 본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1987년에 일본어판을 중역하여 내놓은 책이 있었으니 이미 절판된 상태이고, 지금은 아동용으로 재편집된 책이 몇 권 있을 따름이다. 실질적인 완역되어 출간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그림 없는 그림책'은 결코 아동을 위한 동화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화작가로만 알려져 있는 안데르센이지만, 실제로는 데뷔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즉흥시인'을 비롯한 많은 대표작들은 동화가 아니다.
홀로 사는 화가의 방에 밤마다 들르는 달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 없는 그림책'에 담긴 '11번째 밤' 같은 경우에는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오래된 영문판 등에는 그 이야기를 아예 빼놓았을 정도로, 애초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여진 작품이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전부 33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각 이야기는 불과 몇 쪽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아이의 동심에 미소 짓게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이국적인 로맨스를 느끼게 하는 것도 있고, 인생의 파토스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도 있다.
마치 사람 사는 세상을 찍은 빛바랜 스냅 사진 같은 느낌을 준다.
120여 쪽의 얇은 책이지만 수수하고도 깊은 고전의 맛은 현란한 요즘 소설의 몇 권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 본문 中
 

두 번째 밤

간밤에 나는 사방이 집들로 둘러싸인 조그만 뜰을 내려다보고 있었단다. 뜰 안에는 병아리 열 한 마리를 거느린 어미 암탉이 있었고, 그 주위에서 귀엽고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마구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어. 병아리가 다칠까 봐 겁이 난 암탉은 꼬꼬댁 꼬꼬댁 소리를 지르며 두 날개로 새끼들을 보듬으려 하고 있었지. 그때 여자아이의 아버지가 뜰로 나와 아이를 야단쳤고, 나는 그 곳을 미끄러지듯 빠져 나왔어.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는 다시 떠올리지 않았지.
그런데 오늘 저녁에, 그러니까 바로 조금 전이었어. 어제 보았던 그 뜰을 내려다보니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단다. 바로 그 때, 그 여자아이가 밖으로 나와 닭장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는 것이 아니겠어? 아이가 닭장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어미 닭과 새끼 병아리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질러댔어. 닭은 횃대에서 뛰어내려 날개를 퍼덕이며 도망을 다녔고 여자아이는 그 뒤를 계속 쫓아다녔지. 닭장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나는 이 광경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거야. 나는 이 못된 아이한테 화가 치밀었어. 이윽고 그 애 아버지가 밖으로 나와 팔을 세게 잡고는 어제보다 더 호되게 야단을 쳤지. 나는 참 고소하다고 생각했단다. 고개를 푹 숙인 여자아이의 두 눈에는 커다란 눈물방울이 고여있었지.
“도대체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여자아이는 울먹거리며 얘기했어.
“닭한테 뽀뽀해 주고 어제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려 그랬어요. 하지만 무서워서 아빠한테 말 못 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순진한 여자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단다. 그리고 나도 그 애의 입과 눈에 입맞춰 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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