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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비소설] 행복한 당신이 잃어버린 것들
   

편저 : 김두식 / 최진호
출판일 : 2001. 11. 27
페이지수 : 142
정가 : 5,000 원


  → 소개
 

인터넷에는 음란물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퍼온 글」이라는 형태로 돌아다니는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들도 많다. 한 사람의 작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읽고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퍼 나르는' 동안 더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한 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이용한 공동 창작물이라고 할 수도 있는 현대의 구전 동화라고 해도 좋을 글들이 그것이다.
테러가 숨죽이게 하고 불황이 어깨를 누르는 지금, 그러한 세상을 함께 사는 이웃들이 함께 쓴 따뜻한 서른 다섯 개의 글들은 어느 유명 작가의 펜 보다 따스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쉬운 문장에 큰 글자로 보기 편하게 편집되어 온 가족이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 본문 中
 

기도 부탁 드립니다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는데, 그날 따라 사람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환승역인 신도림 역에 다다랐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 간밤에 밤새도록 게임을 하느라 잠이 모자랐던 탓인지 밀려드는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습니다.
꾸벅꾸벅 조는 채로 몇 정거장이나 지났을까?
“여러분!”
외치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일 지경이었습니다.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나의 단잠을 단숨에 깬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계속 고함치듯 말하고 있었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의, 단정치 못한 외양의 한 중년 남자가 객차 한 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각색의 시선이 그 아저씨에게 모아졌습니다.
“제겐 네살박이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지금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이미 그 다음 이야기는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무관심과 짜증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제는 딸까지 동원해서 동정심을 구걸하는군.’
그 동안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 많은 잡상인들을 본 나도 더 들을 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에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저씨는 갈라진 목소리로 떠들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 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고 읽었습니다. 그래서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고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 돌아올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입니다. 김 송 희. 올해 네 살입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다음 칸으로 건너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보았습니다. 고요한 술렁임 속에서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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